효과적인 독서를 위하여 구체적인 독서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독서방법은 크게 사실적 독해, 추론적 독해, 감상적 독해, 비판적 독해, 창의적 독해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독서방법
독서에 대해 데카르트는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담소하는 것과 같다.”고 했고, 어느 독서가는 “독서는 일가를 이룬 한 인간의 지식들을 몇 시간 안에 훔쳐보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시간과 공간 너머에 있는 정보를 쉽게 얻어낼 수 있는 것이 바로 독서입니다. 책은 지식의 보고요, 성공으로 가는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독서는 자체로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 즐거움은 독서의 진정한 가치이면서 목적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학 작품을 읽으면서 마주하는 다양한 삶이 흥미롭고, 사회 분야의 글을 읽으면 거미줄처럼 짜인 다양한 구조적 시스템이 보입니다. 인문 도서를 읽으면서는 철학적으로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예술분야를 읽으면서는 아름다움을 체험하며 심미적 감수성을 고양할 수 있고, 심성을 다듬을 수 있습니다. 과학서적을 읽으면서는 연구와 발견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지 풍요롭게 하는지 실감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책의 수만큼이나 그것을 읽어내는 독서방법 또한 다양합니다. 이런 다양한 독서방법 가운데 독자는 자신의 상황을 고려하고 책의 내용을 가늠하여 여러 방법을 적절히 통합하여 읽습니다.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글을 읽을 때 사실적 읽기, 설득을 목적으로 하는 글을 읽을 때는 비판적 읽기가 필요합니다. 감동을 주는 글은 감상적 읽기를 하고, 독서를 삶의 문제 해결에 활용할 때는 창의적 관점의 읽기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독서하는 과정에 복합적으로 나타나며, 가급적 다양한 읽기가 종합적이며 유기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1. 사실적 독해
사실적 독해는 내용을 충실히 이해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한 편의 글은 단어부터 문단까지 긴밀하게 구조화된 살아 있는 유기체와 같습니다. 전체를 이루는 요소들의 독립된 의미와 이것들이 어떻게 서로 긴밀하게 관계하며 전체적 의미를 형성하는지 구조적 짜임새를 파악하고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사실적 독해의 핵심입니다. 한 편의 글은 단어, 문장, 문단이 모여서 전체를 이룹니다. 말하자면 각 단위의 부분과 요소들은 서로 구조적이며 의미론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하나의 전체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글을 읽을 때는 각 단위의 의미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에는 소크라테스가 자신이 왜 죄를 얻게 되었는지 설명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그는 오직 사실적 근거에 의해서만 말하고 있습니다. 법정이라는 장소적 특징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신에게 씌워진 악명을 벗기 위해 사실에 근거하는 화법을 택합니다. 사실적 독해는 어휘 수준에서부터 이루어집니다. 가령 “여러분은 카이레폰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에서 ‘여러분’이라는 호칭을 통해 독자는 작중 상황이 대화 상황이며, 카이레폰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에 이어지는 “그는 일찍부터 내 친구였고 여러분의 벗이었습니다.”에서 ‘일찍부터’는 카이레폰이 오래된 친구이고, 그만큼 신뢰를 주는 사람이라는 정보를 나타내며, ‘여러분의 벗’에서 공정한 행위자라는 정보를 보여줍니다. 이 밖에도 주어와 서술어의 구분, 직접 구성 요소 분석도 사실적 독해의 한 방법입니다.
문단은 중심 문장과 뒷받침 문장으로 이룹니다. 이를테면 문단은 하나의 소주제문과 하나 이상의 뒷받침 문장으로 이루어집니다. ‘도입, 예시, 강조, 전환문단’과 같이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문단은 하나의 중심 문장, 혹은 중심 생각과 그 중심 생각을 자세히 풀어주는 문장들로 구성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뒷받침 문장은 중심 문장의 근거나 이유가 되는 문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예를 들어’, ‘다시 말해’, ‘왜냐하면’ 등으로 제시됩니다.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이 문단은 전체 6개의 문장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 ― 생각의 내용 ― 생각의 근거 ― 생각의 확장 ― 주장의 추가적 검증 ― 많은 사람을 적으로 만든 이유’가 순차적으로 연쇄되는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그리고 ‘왜냐하면’, ‘따라서’, ‘그리고’와 같은 접속사는 문장 간의 관계를 유연하게 연결하면서 소크라테스가 주장하는 내용을 사실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문단과 문단 간의 관계 역시 중요합니다. 각 문단은 역할이 다릅니다. 문단별로 요지를 정리하고 논리적 맥락과 의미론적인 관계를 파악하면 전체 흐름을 사실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독서에 속도가 붙으며 이해가 빨라지는 것은, 이와 같이 정보를 연결하는 데 능숙해졌기 때문입니다. 문단의 구성을 파악하는 것은 맥락을 이해하는 방식과 맞닿아 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신탁을 받은 내용과 그에 대한 의문을 반증해 해소하는 전략적 흐름을 택했습니다. 신탁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무지한 사람들로부터 왜 배척받았는지, 원인이 무엇인지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우리는 이러한 구조적 흐름 속에서 자신의 무죄가 자연스럽게 소명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2. 추론적 독해
추론이란 일반적으로 주어진 판단(전제, 근거)으로부터 다른 하나의 판단(결론)을 이끌어내는 과정을 말합니다. 따라서 추론적 독해는 단서를 근거로 필자의 의도와 숨겨진 주제를 추측하는 활동입니다. 글을 정확하고 깊이 있게 읽기 위해서는 의미가 표면에 제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앞뒤 상황과 문맥을 고려하여 추론을 통해 심층적 의미를 추론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글이란 다양한 수사적 장치나 비유를 통해 표현되기 때문이며, 어떤 의미로 해석되기를 가다리는 미정의 여백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필자는 독자가 주제와 관련된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글을 쓰기 때문에 다 말해주지 않습니다. 글자를 아끼면서 밀도 있게 경제적으로 글을 쓰는 것은 글을 쓰는 이들의 보편적인 욕망입니다. 또한 참신함과 긴장감을 주기 위해 필자는 추론을 거쳐야 알아낼 수 있는 부분을 곳곳에 마련해 놓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는 요모조모 따져보며 주의를 기울이면서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 내용을 추론적으로 해석해야 하는 수
고를 감수해야 하는 것입니다.
효과적으로 추론하기 위해서는 단어와 문장 등에 나타난 단서를 파악하고 문맥을 살피며 배경 지식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특히 시와 같은 문학작품은 고도의 추론적 독해를 요합니다. 기형도 시인의 「홀린 사람」 역시 추론적 독해를 잘해야 숨겨진 의미 내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사회자가 군중에게 사회를 위해 공헌한 훌륭한 인물을 소개하는 내용입니다. 사회자의 말에 군중은 울부짖고 실신할 정도로 열광합니다.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한 한 사람이 훌륭한 인물인 ‘이분’의 실체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사회자와 군중은 반사적으로 의문을 제기한 사람을 미치광이 취급합니다.
시와 같은 문학작품은 물론이거니와 일반적인 글들도 추론할 영역이 넓을수록 그에 걸맞은 다양한 단서가 있는 법입니다. 예컨대 위의 시에서 ‘이분’으로 호명되는 훌륭한 사람은 ‘자신을 위해 푸성귀 하나 심지 않고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는 과장을 통해 사회자의 발언이 전적으로 믿기 어렵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분’은 군중을 위해 죽을 수도 있다는 발언은 다소 맹목적이고 유치하며 과격하기까지 합니다. 훌륭한 인물을 소개하는 내용과는 격이 맞지 않습니다. 이처럼 필자는 추론하는 상황을 만듦과 동시에 올바른 방향으로 해석을 이끄는 표지를 중간에 남깁니다. 군중의 흐느낌과 실신은 ‘이분’에 대한 군종의 추종이 맹목적이라는 것을 지시합니다.
이 부분에서 사회자에게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으로 상징되는 ‘목소리’는 또 다른 의미의 표지입니다. ‘목소리’가 던진 질문은 보통 사람의 수준이라면 제기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사회자의 소개만으로 글이 구성된다면 독자의 추론은 더딜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목소리’의 등장으로 인해 독자는 지금까지 잘 추론해 왔다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목소리에 대한 군중과 사회자의 반응은 그를 미치광이 취급하며 매우 과격하고 편협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독자는 추론적 사고를 통해 ‘이분’은 위선자이며, ‘사회자’는 선동자이고, ‘군중’은 진실을 보지 못하고 선동당하는 ‘홀린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끝내는 이 작품이 내포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아채게 됩니다.
3. 비판적 독해
비판적 독해는 독자의 가치관이나 신념에 비추어 글의 내용과 필자의 생각에 공감하거나 반박하면서 비판적으로 읽는 것을 말합니다. 글에는 필자의 주장이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글을 깊이 있게 읽기 위해서는 필자의 생각을 무조건 수용해서는 곤란합니다. 글에서 공감하거나 반박할 부분을 찾고,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제시하며, 자신의 생각과 필자의 생각을 비교하면서 읽다 보면 대상을 비판적으로 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습니다.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기준으로는 타당성, 공정성, 정확성, 적절성 등이 있다. 타당성은 주장과 근거가 합리적이고 일관성이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내용이 잘못되거나 왜곡되지 않았는지, 필자의 태도가 균형을 유지하고 공정한 관점을 유지하는지 판단해 읽어야 합니다. 정확성은 자료가 객관적이고 출처가 명확한지의 문제이며, 적절성은 자료가 필요한 형태로 필요한 위치에 제시되어 있는지를 말합니다. 또한 비판적 읽기는 사회 문화적 맥락을 고려하여 살펴보아야 합니다. 글에 직간접적으로 나타나 있는 필자의 가치관과 사회 문화적 이념이 우리 사회가 보편적이며 상식적으로 추구해 온 가치관에 부합하는지, 보편적 정서에 비추어 옳은지 판단해 보아야 합니다. 독자는 이런 사항을 총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책의 내용에 동의 여부를 꾸준히 점검해야 합니다. 이때 비판적 사고는 그 근거가 탄탄하게 마련되어야 합니다.
호아킴의 『마시멜로 이야기』는 잘 알려진 책이다. 이 책의 내용 가운데 기성세대의 서술자가 ‘찰리’라는 청소년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부분이 있습니다. 서술자는 학창 시절 미래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경험을 근거로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학창 시절 공부에 전념해 좋은 대학에 진학하였고, 좋은 회사에 입사해 멋진 차를 타고 예쁜 여자를 만 수 있었습니다. 눈앞의 만족을 참아냈던 화자의 경험은 그가 4살 때 마시멜로를 두고 내린 결정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현실의 어려움에 직면하여 실의에 빠진 청소년이나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게으르게 일상을 보내는 사람에게 매우 유용한 깨달음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 잡히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에서 미래를 위해 희생된 현재가 어떤 의미가 있을지 반문 수 있는 것입니다. 화자처럼 기성세대의 유년은 외면적 성공에 목말라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젊은이들이 생각하는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과 삶의 방식과 가치는 그때보다 다양해졌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삶을 즐기지 않고 오로지 미래의 성공을 위해서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해도 성공이 보장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그 미래가 공부와 대학 입학에만 맞추어져 있다면 더욱 큰 의문이 들 것이며, 성공 여부가 외면적 가치로만 표상되어 있는 것 또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대학에 진학하여 멋진 차와 예쁜 여자로 상징되는 성과물을 성취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과연 성공적인 삶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멋진 차와 예쁜 여자’에 인생의 중요한 가치를 두지 않는 독자라면 얼마든지 그 근거의 적절성과 타당성을 문제 삼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독서는 이렇게 의문을 제기하면서 필자와 대화하는 과정입니다.
4. 감상적 독해
감상적 독해는 독자가 글의 내용에 정서적으로 반응하며 읽는 양상을 가리킵니다. 독자는 글을 읽으면서 기쁨, 슬픔, 연민,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기도 하고, ‘재미있습니다, 흥미롭다’와 같은 심리적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글에 공감하거나 감동을 느끼는 것은 감상적 독해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감상적 독해는 문학작품이나 정서적인 표현의 글을 읽을 때 주로 이루어지며 설명문과 논설문에서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설명문이나 논설문의 경우에는 정서적인 표현보다는 내용 자체의 논리성과 타당성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감상적 독해는 문학 작품에서 비교적 활발히 이루어집니다.
글에는 저마다 다양한 삶의 흔적과 가치관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독자는 글의 내용을 자신의 배경 지식과 비교하여 경험을 확장합니다. 독자는 진솔하고 좋은 글을 읽으면서 필자의 감정을 헤아리고 내용에 공감하는 과정에서 감동을 얻습니다. 이때 감동하는 이유를 생각해 봄으로써 정서적 반응을 심화할 수 있습니다. 독자는 글을 읽는 과정에 인물이나 사건에 대해 정서적 반응을 보입니다. 이런 반응은 글의 내용과 표현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감상적 독해의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가령 『심청전』을 읽는 독자는 효의 가치를 환기할 수도 있을 것이며, 때로는 어린아이의 발상처럼 심청의 어머니가 어렸을 때 부재한 사실에 몰입하여 슬퍼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감상적 독해는 표현의 효과, 심리와 정서, 분위기 등을 파악하며 글을 읽습니다. 독자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내면의 변화를 느끼게 됩니다. 다만 독자마다 경험과 관심이 다르기 때문에 인물이나 사건에 대해 공감하거나 거리를 두는 부분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글에서 감동을 주는 부분을 찾고 다른 독자와 감상 내용이나 느낌을 서로 비교하는 과정을 통해서 독자는 해석의 확장과 이해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함민복의 시 「눈물은 왜 짠가」는 가세가 기울어 어머님을 시골 이모님 댁에 모셔다 드리면서 겪었던 내용을 중심으로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중이염 때문에 고깃국을 먹으면 안 되는데도 자식에게 먹이고 싶어 국밥집에 들어갑니다. 자식에게 국물이라도 넉넉히 먹이려는 어머니의 행동에서 시의 내용은 파생됩니다. 고깃국을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은 어머니, 그런 어머니와 헤어짐을 앞둔 아들, 음식 앞에서 자식을 챙기는 모성, 그것을 목격하고 적절히 응대하는 식당 주인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습니다.
어머니 없이 세상에 나온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니 독자는 이 시를 읽으면 응당 떠오르는 생각이 있을 것이며, 그로 인해 마음이 움직임일 것입니다. 작중의 인물과 비슷한 처지를 경험한 독자도 있을 것이며, 그 상황을 이해 못 하는 독자도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고깃국이 아니더라도 어머님이 베풀어주신 사랑이 떠올라 가슴이 뭉클해지거나 불효를 일삼았던 후회의 감정이 밀려오기도 할 것입니다. 주인공이 ‘깍두기를 마구 씹듯이’ 어머니에 대한 넘치는 감정을 감당하기 힘든 독자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드문 경우이기는 하겠으나 어머니에게 사랑받지 못한 기억 때문에 괴로운 이도 혹여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느낌이든 감상적 독해는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문학 작품이 아니더라도 독자의 마음에 파문이 일어난다면 감상적 독해가 작용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5. 창의적 독해
독서의 궁극적 목적은 책 속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어 현실에 적용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습니다. 독자는 글을 읽는 중이나 읽은 후에 책에서 얻은 정보를 새로운 상황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을 읽을 때는 필자의 생각을 넘어서 독자 자신만의 주체적인 생각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글의 화제와 관점을 면밀히 살펴보고 새로운 측면에서 접근해보아야 합니다. 창의적 독해는 기존의 생각을 디딤돌 삼아 그것을 비판하고 넘어서는 과정에서 더욱 활발해집니다.
개인이나 사회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부딪칠 때가 많습니다. 이때 우리는 독서를 통해 자신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고,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글에 쓰인 내용은 단순히 필자나 독자 개인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사회 문제와 관련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창의적 독해는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직시하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이호철의 「큰 산」은 도시인의 개인주의와 불안한 심리를 형상화한 소설입니다. 도시의 한 동네에서는 불길함을 상징하는 고무신이 돌아다닙니다. 동네에서 이루어졌던 일명 ‘고무신 떠넘기기’, 온갖 불길함이 묻어 있다고 생각하는 고무신을 동네 사람들은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회피합니다. 사람들은 누군가에 의해 자기 집에 던져진 고무신을 다시 다른 집으로 던져버린다. 그렇게 고무신은 밤새 동네를 떠돕니다. 아무도 그 사건의 근원적인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 않습니다. 이때 서술자는 어렸을 때 모든 것을 받아주었던 고향의 ‘큰 산’을 떠올립니다. 독자는 이 글을 읽으면서 도시인의 문제가 고무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챌 것입니다. ‘고무신 떠넘기기’의 이면에서 혐오의 기피는 물론 좋은 것을 두고 경쟁하는 모습 또한 내포되어 있습니다. 작가는 서술자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큰 산’을 생각하게 하며, 인간 사회에서 그나마 의식 있는 사고가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 있는지를 반성적으로 깨닫고 사유하게 만듭니다.
독자는 이러한 반성적 성찰을 계기로 도시인은 물론 현대를 사는 삶과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생각하고,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고 바람직한 세계상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즉 바람직한 공동체를 가정해보기도 하고, 현실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기도 할 것입니다. 독서는 끝나더라도 독자는 글 속에 제시된 ‘큰 산’을 우리 현실에 어떻게 구체화해야 하는지에 대해 창의적인 발상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독서가 창의적으로 다양한 방면에 스며든다는 점에서 독서는 시작은 있으나 끝이 없는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론
독서는 개인의 지적, 정서적, 사회적 발달에 유익한 영향을 주는 보고입니다. 즉, 지식 습득, 인지 능력 향상,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능력을 증진시켜 줍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것으로 취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독서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좋은 습관과 올바른 독서 방법을 익히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독서 방법을 체득화하는 훈련을 통해 익숙한 자기 습관이 된다면 지속적인 개인 성장과 평생 학습이 가능할 것이며 당연히 자기 계발이 꾸준히 이루어질 것입니다.